5촉 전구 - Uhuhboo Project
혹은 내 방에
혹은 네 방에
지쳐버린 거울들이
혀를 씻고서
나의 얼굴을 혹은
너의 얼굴을
핥아 줄 수 밖에 없는
흐린 광경들
11시가 다 되어서
일어난 너는
부시시한 머리털을
정돈하고서
5촉짜리 전구밑에
머리를 디밀고
거울 속의 개를
미끈하게 다듬네
변소에서 일을
본 후 탁한 물에다
코를 풀고 거울
속의 나를 생각해
9시가 다 되어서
전구는 나가
5촉짜리 빛도 없는
방에 누웠다
혹은 새벽에
혹은 밤중에
만져지는 쇠탁자에
한기를 느껴
거울을 깨고
방문을 열고
상처를 쥐고 나가시던
아버지를 본다
5촉짜리 전구밑에
있던 어머니
뿌연방에 몸을
웅크리고 주무셔
5촉짜리 전구는
더 정확히 보기엔
참으로 퍽 어둡다
5촉짜리 전구는
더 정확히 보기엔
참으로 퍽 어둡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