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한잔 - 홍경민 (洪景民)
어제 밤, 분명히 집에 왔는데
눈을 떠보니 공중전화박스
그렇게 많이 마신 건 아닌데
기억이 안 난다
주머니 속에 내 지갑, 휴대폰은
또 어떤 놈이 가져갔는지
주민등록증, 면허증 같은 건
쓸데도 없으면서 그냥 좀 두고 가지
다시는 술 마시지 않겠다고
친구들에게 얘기 해 놨는데
세상사는 게 너무나 힘들다
오늘만 마시자
한잔, 두잔 계속 마시다보니
사실 이런 좋은 친구도 없다
에라, 나도 모르겠다 내일도
자기 전에 술이나 한잔 하러 가야지
오늘도 한잔 내일도 한잔
깨기 전에는 분명히 모두 다
이겨낼 것 같았는데
눈뜨고 나면 왜 이리 하나도
달라진 게 없어
이보게, 친구, 한잔 해!!
어둡고 답답했던 내 세상이
알코올에 담겨 갑자기 아름다워 보여